Fjord 피오르드 by passingby

3일간 후다닥 노르웨이 트롬소에 다녀왔다.



말로만 듣던 피오르드 감상.

낯선 풍경이었다. 처음 마주 했을땐 이것은 어디에서 뚝 떨어진거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에서 수많은 산을 봐왔지만 이런 느낌은 처음이었다. 한국에서는 아무리 돌산이라고 해도 흙으로 덮여있는 경우가 많아 울창한 삼림의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곳의 산맥은 빙하로 깎인 지형이라 그런지 한국 같은 삼림의 느낌은 거의 없었다. 물론 겨울이라서 그렇기도 하겠지만 말이다.







트롬소 시내와 연결되던 1km가 넘던 다리.
시간은 1시쯤 이었지만 극지방 답게 이미 해가 저물고 있다.







다리에서 바라본 트롬소 시내





귀엽게 솟은 산맥들


멀리서 바라본 다리



 

피오르드는 드라마틱한 선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그 선들이 직선과 곡선의 중간 정도의 느낌이 들었다. 예측할 수 없는 선의 연속이었다. 한 부분만 떼어놓고 보면 마치 다른 행성에 와 있는 듯한 생각도 들었다. 내가 살던 지구와는 다른 느낌의 지형이었다고나 할까.

 


11월 19일 순록과의 조우 by passingby


예상치 못한 상황이 생겼다.   커피하우스에서 집으로 오는 데 길을 잘못 들어 Sky Hostel로 나있는 길을 따라 걷게 되었다. 왠지 지나치게 오르막 길이 많다 했다. 산타 스포츠가 보여 kuntotie로 향하려는 찰나! 멀리서 시커먼 물체가 느릿느릿 움직이고 있었다. 사람의 크기는 아니었다. 설마 설마 해서 다가가니 왠걸, 야생사슴 3마리가 길 가에서 풀을 뜯고 있었다. 신기하기 전에 난 겁부터 났다. 초식동물이라도 야생이라 왠지 사나울 것 같았다. 내가 조금만 심기를 건드리면 그 뿔로 나를 받아 버릴 것 만 같았다. (, 이래서 숫사슴들이 뿔을 달고 다니는구나, 나 같은 애들 겁주려고...) 회색 야생토끼 역시 사납다고 들었기에 더욱 겁이 났다. 간만에 원초적인 두려움이 일었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나그네와 곰의 일화도 떠올랐다. 죽은 척이라도 해야 하나?...하는 고민마저 들었다. 조심히 지나가보기로 했다. 막상 나의 움직임에 별 반응이 없었다. 조금씩 안심이 되었다. 3마리를 모두 통과해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다. 이왕 이렇게 된 거 사진을 찍어 보기로 했다. 앗차, 그런데 플래시를 터뜨리면 내가 공격하는 줄 알지 않을까? 란 걱정이 되었다. 그때 저 멀리 헤드라이트가 번쩍였다. , 근데 이 녀석들 자동차 빛에도 별 반응이 없었다. 내 플래시를 터뜨려도 될 것 같다는 확신이 들었다. 그리하여 수줍게, 3장의 사진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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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월 9일 by passingby


11
9일 수요일

 

오늘 역시 아침 수업이 있는 날이다. Processing어쩌구 하는 수업이다 30분 정도 지각했다.

그런데 여기는 수업에 지각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
오늘 수업 주제는 coding이라는 것이었다. 질적 연구 자료를 가지고 주제에 맞게 분석하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범주화 하거나, 관계를 통해 설명하거나 뭐 이런 식이다. 강사언니님께서 자신의 연구 자료 중 인터뷰 하나를 샘플로 나누어주셨다.

초등교육을 전공하는 여대생이 수학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한 자료였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난 학생이며,
개인강사와 함께 띵가띵가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다는 참으로 한국적인 이야기였다.
개인 강사를 오랫동안 둔 것만 제외하면 나의 이야기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런 슬픈 공감대라니…….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더욱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짧은 영어가 자꾸 입에 제동을 걸었다.

 

어쨌거나 그룹을 지어 coding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영국에서 온 꽤 나이든 대학생과 러시아 여학생과 함께 했다.
영국아저씨는 무언가를 끊임 없이 설명해주었지만 나는 반쯤 ,,,,은 알아들은 것 같았다.
뭐가 이렇게 속삭이는 느낌이 드는거지?.. 정말 답답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물어보기도 참 그랬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머릿 속은 하얘지는 ……하지만 내용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라서 내 생각을 대충 말했다.
Emotional bond
가 미치는 영향하하핫…. 나중에는 다른 그룹과 함께했다.

 

수업이 끝나고 siusang과 점심을 함께 했다. Semi ,mai,연주도 함께 했다. Siu sang은 참~참참참 늦게 먹는다.
내가 다 먹고 한 시간은 기다린 듯 싶다 ^^^….. 뭐 먹는 것이니…. 끝나고 나서는 Arktikum을 가기로 했다.
오늘 시베리아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고 했다.

 

Artikum은 참 멋진 건물이다. 극 지방의 분위기를 전달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갖출 것은 갖춘 알찬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큐멘터리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반쯤은 수면을 취한 듯 싶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있던 앞 부분은 유익한 영상이었다.

 

한 서양인의 극지방 탐험기를 표방한 다큐멘터리는 확실히 서양인의 시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도시문화에 젖어있는 나 역시 문명인으로써 서양인의 시각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그래도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지역 원주민들은 한국인과 비슷한 몽골 계 민족들이라 친근했다.
슬쩍 지나가는 밀키스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영적인 존재를 믿는 아시아 문화에 대한 서양의 경외가 느껴졌다.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마티니 박물관에 들렀다. 마티니는 극지방에서 사냥을 위해 사용하던 칼이다.
보기만 해도 사냥용 칼처럼 생겼다. 칼의 가격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굳이 사고 싶지는 않았다.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Marttini 회사차원에서 만든 전시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시 쯤 귀가했다. 해는 모두 저문 이후였다.

 

Camino가 크레페를 해주었다.

조절 차원에서 오늘 저녁은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카미노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 달걀, 밀가루, 우유를 섞어 만든 크레페 반죽에 달달한 것들어 넣어 말아 먹는 형식이었다. 꽤 맛있었다. 간편하며 맛도 좋았다. 다음에 꼭 시도해 보리라 생각했다. 반죽 안에 사과 소스와 버터, 치즈를 넣어 말아먹었다. ! 간식으로서나 식사대용으로서 괜찮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페를 먹고 카미노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남부유럽의 경제위기도 심각한 듯 싶었다. 나는 유로화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편리한 것이 맞긴 하지만 유로를 쓰는 한 나라가 망하면 함께 망하는 물귀신 같은 유로화여…. 그녀는 그리스에 관한 뉴스가 지겹다고 까지 했다. 말마따나 그리스는 몇 달째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나는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잘 모르긴 했지만 유럽 내에서는 꽤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는 한국의 학벌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학 간 존재하는 계급으로 설명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이 웃기다고 했다.
결국은 개인의 노력과 깊이 있는 사고방식에 달렸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에서 대학이름이 갖는 엄청난 파급효과에 대해 알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키코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아직 키코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는 듯 싶었지만 애써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녀가 그와의 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 같지는 않았다. 사람 사이 관계에 있어서 그녀는 상당히 명확한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키코가 더 이상 두 발짝 넘는 제스쳐를 취하지 않는 이상 둘의 관계는 영원히 고여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이유라면.. by passingby

때론, 무언 가를 결정하는 일은 아주 간단하거나 어이없는 이유로 결정되는 경우가 있다.
사실 거대한 이유란 건 존재 하지 않는 지도 모른다. 사소한 이유는 아주 다른 결과를 낳는다
.
하지만 모든 경우의 수, 생길 수 있는 모든 결과를 생각하기엔 우린 ……..너무 피곤하다
.
그렇다고 심사숙고한 결정이 항상 옳은 것만도 아니고, 즉흥적인 결정이 항상 나쁜 것만도 아니고
,


모두가 묻는 왜 핀란드에 왔니라는 물음에도 정확히 말하기 힘들다.
분명한 이유만 나열하자면, 1. 북유럽에 가고 싶었다는 것, 2. 지원자가 적었다는 것 3...기심
?
뭐 이정도? 내가 만일 스웨덴이나 노르웨이를 갔다면 아주 다른 사람과 아주 다른 환경을 경험했겠지
.
그래도 결정은 항상 맥없는 이유로 확정되고 만다.

 

어쨌거나 나의 결정 역시 사소하지만 감정상은 꽤 큰 이유로 결정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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