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9일 수요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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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역시 아침 수업이 있는 날이다. Processing어쩌구 하는 수업이다 30분 정도 지각했다.
그런데 여기는 수업에 지각하든 말든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라서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
오늘 수업 주제는 coding이라는 것이었다. 질적 연구 자료를 가지고 주제에 맞게 분석하는 과정이라고나 할까. 범주화 하거나, 관계를 통해 설명하거나 뭐 이런 식이다. 강사언니님께서 자신의 연구 자료 중 인터뷰 하나를 샘플로 나누어주셨다.
초등교육을 전공하는 여대생이 수학에 대한 경험을 이야기한 자료였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이었지만 그에 대한 스트레스가 엄청난 학생이며,
개인강사와 함께 띵가띵가 수학을 열심히 공부했다는 참으로 한국적인 이야기였다.
개인 강사를 오랫동안 둔 것만 제외하면 나의 이야기와 거의 비슷하다고 보아도 무방하다….. 이런 슬픈 공감대라니……. 나의 개인적인 경험을 더욱 이야기하고 싶었지만 짧은 영어가 자꾸 입에 제동을 걸었다.
어쨌거나 그룹을 지어 coding하는 시간을 가졌다. 나는 영국에서 온 꽤 나이든 대학생과 러시아 여학생과 함께 했다.
영국아저씨는 무언가를 끊임 없이 설명해주었지만 나는 반쯤 ,,,,은 알아들은 것 같았다.
뭐가 이렇게 속삭이는 느낌이 드는거지?.. 정말 답답했다. 처음 보는 사람이라 물어보기도 참 그랬다.
고개는 끄덕였지만 머릿 속은 하얘지는 ……하지만 내용이 그다지 어려운 것은 아니라서 내 생각을 대충 말했다.
Emotional bond가 미치는 영향… 하하핫… 뭐…. 나중에는 다른 그룹과 함께했다.
수업이 끝나고 siusang과 점심을 함께 했다. Semi ,mai,연주도 함께 했다. Siu sang은 참~참참참 늦게 먹는다.
내가 다 먹고 한 시간은 기다린 듯 싶다 ^^^….. 뭐 먹는 것이니…. 끝나고 나서는 Arktikum을 가기로 했다.
오늘 시베리아에 관한 다큐멘터리가 상영된다고 했다.
Artikum은 참 멋진 건물이다. 극 지방의 분위기를 전달하면서도 세련된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다.
규모가 크지 않으면서 갖출 것은 갖춘 알찬 박물관이라는 생각이 든다.
다큐멘터리는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재밌고 감동적이었다. 하지만 나는 반쯤은 수면을 취한 듯 싶다.
그래도 정신을 차리고 있던 앞 부분은 유익한 영상이었다.
한 서양인의 극지방 탐험기를 표방한 다큐멘터리는 확실히 서양인의 시각을 담고 있다.
하지만 이미 도시문화에 젖어있는 나 역시 문명인으로써 서양인의 시각과 크게 다를 것은 없었다.
그래도 시베리아에 살고 있는 지역 원주민들은 한국인과 비슷한 몽골 계 민족들이라 친근했다.
슬쩍 지나가는 밀키스의 모습에 깜짝 놀라기도 했다. 영적인 존재를 믿는 아시아 문화에 대한 서양의 경외가 느껴졌다.
다큐멘터리가 끝나고 마티니 박물관에 들렀다. 마티니는 극지방에서 사냥을 위해 사용하던 칼이다.
보기만 해도 사냥용 칼처럼 생겼다. 칼의 가격은 제각각이었다. 하지만 굳이 사고 싶지는 않았다.
박물관이라기 보다는 Marttini 회사차원에서 만든 전시관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5시 쯤 귀가했다. 해는 모두 저문 이후였다.
Camino가 크레페를 해주었다.
조절 차원에서 오늘 저녁은 먹지 않으려고 했는데 카미노의 달콤한 제안을 거부하지 못했다. 달걀, 밀가루, 우유를 섞어 만든 크레페 반죽에 달달한 것들어 넣어 말아 먹는 형식이었다. 꽤 맛있었다. 간편하며 맛도 좋았다. 다음에 꼭 시도해 보리라 생각했다. 반죽 안에 사과 소스와 버터, 치즈를 넣어 말아먹었다. 흠! 간식으로서나 식사대용으로서 괜찮은 음식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레페를 먹고 카미노와 여러가지 이야기를 했다. 남부유럽의 경제위기도 심각한 듯 싶었다. 나는 유로화의 위험성에 대해 이야기했다. 물론 편리한 것이 맞긴 하지만 유로를 쓰는 한 나라가 망하면 함께 망하는 물귀신 같은 유로화여…. 그녀는 그리스에 관한 뉴스가 지겹다고 까지 했다. 말마따나 그리스는 몇 달째 국제 뉴스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 나는 그리스의 경제위기를 잘 모르긴 했지만 유럽 내에서는 꽤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들었다.
또한, 나는 한국의 학벌에 대해 이야기했다. 대학 간 존재하는 계급으로 설명했다. 그녀는 이런 상황이 웃기다고 했다.
결국은 개인의 노력과 깊이 있는 사고방식에 달렸다는 입장이었다. 물론, 맞는 말이지만…
하지만 외국인이 한국에서 대학이름이 갖는 엄청난 파급효과에 대해 알기란 불가능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키코에 관한 이야기를 했다. 그녀는 아직 키코에 대한 마음이 남아있는 듯 싶었지만 애써 막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도 그녀가 그와의 관계발전을 위해 노력할 것 같지는 않았다. 사람 사이 관계에 있어서 그녀는 상당히 명확한 듯 보였기 때문이었다. 키코가 더 이상 두 발짝 넘는 제스쳐를 취하지 않는 이상 둘의 관계는 영원히 고여있을 거라는 생각이다.
학교에서 프린트하는 일은 정말 번거롭다.
직접 종이를 갖고 다녀야 한다. 때론 내가 직접 프린터 연결도 해야 한다.
프린트 연결은 그렇다 쳐도, 종이를 갖고 다니면서
그걸 일일이 세어 프린터에 넣어야 출력되는 시스템은 참 불편하다.
한국은 프린트 매니아에 충전만 하면 알아서 출력되는데 말이다.
가끔 이렇게 특정한 서비스 부문을 놓고 보면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이다.
출력할 때마다 학교사무실에 전화를 걸어 프린트매니아 회사를 소개해주고 싶은 마음이다.
혹시 세계진출 할 생각 없나….진지하게 묻고싶다.